...
by 多娟
아마도.

아주 어쩌면 혹시 설마 조금쯤은 좋아하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당신이 언젠가 여기를 찾아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나중 얘기고, 내가 지금 정말 내 마음을 얘기하고 있는건지 언젠가 당신에게 보일 가능성을 감안한 얘기를 하고 있는건지도 우선 덮어두기로 하자.
그래 사실은 저번주에도 내내 휘둘리지 말자고 몇번이나 다짐했었다. 전화따위 이젠 받지 말아야지 싶었고 만나는것도 그만해야지 싶었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건 아니다. 그냥 그래야 할 거 같았고 만나서 뭘 어쩌자는건가 싶었다. 그냥 아는 오빠나 선배로 남아있어주길 바랐고, 그 사람들은 한학기에 기껏해야 한두번 만나는게 고작이니까 당신도 그 정도로 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러모로 당신에게 지금 핸드폰이 없다는 건 참 다행이다. 난 애써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따위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나름대로 쿨하고 시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지금 쯤이면..'싶은 타이밍엔 언제나 전화가 걸려왔고, 내 다짐같은건 결국 몇 번이나 무용지물이 되었더랬다. 오늘은 과감하게(?) 수신거부를 걸어버렸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통화내역을 확인해버렸다. 잦은 만남이나 대화가 달갑지만은 않았던게 이래서였다. 말랑말랑해지고 싶지가 않다. 그 빤히 내보이는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싶지가 않다. 당신의 마음도 내 마음도 그 어느 것하나 믿을 수가 없다. 새로운 도전도 망설이는 판에 확인사살 같은건 하고싶지가 않다. 그냥, 딱 이만큼의 거리면 충분하다. 그러니까 당신도 나도 쉽사리 한 발을 내딛지 않으려고 하는거겠지..

by 多娟 | 2009/03/29 23:43 | 日記 | 트랙백 | 덧글(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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